09/07/05 21:47
     이명박 감독, 3류영화 찍지마
지난 밤 악몽을 꿨다.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악몽은 깨면 그만이다. 그러나 이내 다시 한숨이 났다. 3류영화 같은 이 나라의 현실 때문이다. 감독은 이명박 대통령이다.

그의 국정(國政)은 여러모로 3류영화같다. 제목부터가 '선진일류국가 건설'이다. 일말 그럴듯해 보이나 허황된 표어다. 이제는 저물어가는 '팍스 아메리카나'류의 모방작이다. 미국발 경제위기로 고통 받은 세계 각 국이 신자유주의에 메스를 대는데도, ‘예전’ 미국을 맹목적으로 베끼려는 것이 그가 말하는 선진일류국가 건설이다. ‘의료지옥’으로 불리는 미국이 한국의 의료보험제도를 본받아야 한다고 하는데도 우리는 미국의 ‘선진’ 의료제도를 따라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가 말하는 ‘선진’은 이런 식이다.

시나리오는 엉성한 수준을 넘어 억지다. 녹색성장을 한다면서 녹색 국토를 파내고, 대운하 건설은 ‘4대강 살리기’로 이름만 바꿔 밀어붙인다. 의료, 수도 등 국가의 역할도 호시탐탐 민영화하려하고, 4년 연속 ‘세계 최고공항상’을 받은 인천공항도 민간자본에 넘겨야 한다고 주장한다.(우주 1등이라도 해야 민영화를 포기할 것인가) 이뿐인가. 경제를 살린다면서 재벌만 살리고, 일자리를 만들겠다면서 노동자를 대량 해고한다. 국민을 섬기겠다면서 닥치는 대로 연행하고, 법과 원칙을 지키자면서 헌법을 무시한다. ‘죽창시위’로 국가브랜드가 훼손된다면서 자신이 컨테이너로 ‘명박산성’을 쌓은 것은 기억 못한다. 왜, 우리나라가 물류대국이란 걸 보여주려 했다고 변명이라도 할 건가. 이쯤 되면 이 ‘영화’의 제목은 차라리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사람’이 없다. 무고한 시민들에게 특공대를 들이밀어 용산참사를 일으키고 망자를 폭도라 매도한다. 어린 학생들과 청년, 노동자들이 자살하는데도 ‘더 경쟁하라’며 산 자들의 삶을 짓누른다. ‘사람사는 세상’을 꿈꾼 전직 대통령마저 표적수사로 자살할 정도면 말 다했다. 이 대통령이 말하는 ‘선진화’가 자살률 세계 1위인가. 지금 이 나라의 키워드는 ‘죽거나 혹은 자살하거나’인 듯하다. 이런 ‘사람’ 빠진 천민자본주의, 즉 이 대통령의 ‘선진화’를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더 희생되어야 하는가. 설사 그의 말대로 선진일류국가를 건설했다고 한들, 그것을 누릴 수 있는 이들은 이 정권 아래 짐승처럼 살아남은 자들뿐이다. 사람이 가장 먼저인 사회가 진정한 선진일류국가라는 것은 왜 알지 못하는가.

우리는 대한민국이란 무대의 배우이면서 관객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이 만드는 제대로 된 ‘영화’를 볼 권리가 있다. 그가 지금처럼 국민을 자신의 ‘종’이라 착각하고, 허울뿐인 ‘선진화’의 망령을 떨쳐내지 못한다면 이는 ‘조기종영’의 결과를 부를 뿐이다. 아직 이 ‘영화’는 전반부를 찍고 있다. 지금이라도 국민들의 소망을 담은 내용으로 바꿔야 한다. 다양한 생각들이 존중받는 사회, 노동자들의 땀이 정당한 대접을 받는 사회, 젊은이들이 자신의 꿈을 마음껏 펼치는 사회, 약자들을 먼저 배려하는 따뜻한 사회로 말이다. 소수의 특정인만이 아닌, 모두가 주연인 세상을 만드는 것. 그것만이 이 ‘영화’의 유일한 성공열쇠다. 글 · 우희덕 문화부장


학교 노조소식지에 쓴 칼럼이다. 실제 인쇄는 편집(?)을 당하는 바람에 약간 다르게 나갔지만, 내가 쓴 원본은 요거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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