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02/11 22:34
     사라지다.

[사진출처: 경향신문 http://www.khan.co.kr ]

사라지다. 분노할 힘을 잃었다. 그냥 한숨이 났다. 아직도 꿈만 같다. 정말.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가 있을까. 눈물이 난다.

그래. 이게 우리나라의 수준이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사고도, 뒤늦은 후회도. 그래 우리는 속일 수 없는 이 나라의 국민이다.

언제 우리가 숭례문에 관심을 가졌다고 이렇게 애석해하고 슬퍼하고 눈물을 보이는 가. 우리의 슬픔은 고백이다. 우리가 잊고 살았던 것에 대한. 늘 우리 곁에 있어 감사할 줄 몰랐던 것에 대한.

또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우리 문화는 경시하고 서양의 모방과 답습을 그럴듯한 '문화생활'이라고 치켜세웠던 가짜들의. 이 와중에도 셈을 따지는 가짜 정치인과 공무원들, 뒤늦게 한마디씩 보태는 가짜 지식인들, 노력은 했지만 무지했던 가짜 소방수들, 며칠이면 마를 눈물을 보이는 가짜 구경꾼들, 그와 중에 몰래 잔재를 주워가는 가짜 인간들. 이게 바로 우리가 같이 숨쉬며 사는 이들의 숨막히는 모습이다.

진짜는 사라지고, 가짜는 남았다. 다시 먹고 다시 살아가겠지만 사라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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